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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 Notes

Rollei 35 S

New Toy — Rollei 35 S
New Toy — Rollei 35 S by Rsms 저작자 표시비영리

얼마 영화 <사과> 보고 문득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몇일 집에 내려가 쉬던 중에 오디오 옆 서랍에 진열된 이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께서는 꽤나 오랫동안 취미로 사진을 찍으셨다. 그러나 정작 나는 아버지의 보물인 사진기를 만지기조차 힘들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나 소중히 여기시던 귀한 것들을 고장이라도 내면 어떻게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참 묘하다. 나는 누구보다도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지만, 또 한편으로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진화심리학적 해석에서처럼 미묘한 경쟁관계이기도 하다.  ### 삼천포로 빠질 것 같으므로 중략 ### 어쨌든, 내가 나이가 들고 아버지의 머리가 하얘지면서 조금씩 내게도 아버지의 보물들을 만질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에 말씀드리고 Rollei 35 S라는 모델을 가지고 서울로 왔다. 


내 눈으로 보는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있다. 차가 쌩쌩 달리는 아스팔트 위에 휘날리는 아이스크림 껍데기와 버스 정류장에 휘날리는 플라타너스 나뭇가지들. 나의 사진기는 어떤 세상을 볼까. 내가 보고 싶은 세상을 사진기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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