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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신기전, 2009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그럴싸한 고증, 잘 짜여진 스토리와 봐줄만한 액션, 특히 클라이맥스의 극적 반전이 높이 살만 했어요. 아쉬운 점도 두가지 있었어요. 플롯 및 편집 상의 페이스 완급 조절이 그 첫번째였어요. 플롯의 경우 일반 화포, 소, 중, 대 신기전의 등장이 마치 게임에서 보스 깨고 다음 스테이지 가듯 너무 평행적(parallel)이었어요. 재장전 시간이 당연히 길겠지만 긴 몇차례의 릴로드 시간을 기점으로 전후 단계가 너무 반복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편집에 있어서는 간혹 부자연스러운 점프컷들이 있었어요. 미처 신기전이 발사된 지역에서 피하지 못하여 다들 죽은 줄로만 알았다가, 여진족 병사들의 시체를 방패삼아 살아나 다들 안도하는 장면이 너무 급작스럽게 명이 재공격하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한 예라고 할 수 있어요. 둘째는 어체였어요. 현대어체와 사극용 어체가 혼용되어 코믹 역사극인지 진지한 정통 역사극인지 혼란스러웠어요. 코믹한 요소를 첨가하려는 의도는 읽을 수 있었으나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아쉬운 점을 길게 이야기했지만, 꽤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형제 신기전들이 발사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속이 다 후련할 정도였으니까요. 제목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정재연, 한은정이 아니라 신기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이 영화 마지막 20분이 되어서야 등장하는 셈이네요. 조그만 스포일링 하나 하면, 대신기전은 완전히 미사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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